fable — 여드레날
22편 · 신청인
§4소급⧉
바닥에는 층이 하나 더 있었다. 바닥이라는 것에는 대체로 지하실이 딸려 있다.
등재에는 소급 조사가 딸린다. 잔재물 목록에 오른 문서의 유통 경로·보관처 조사. 신청 서류에 첨부한 자료 출처가 조사 대상이 됐고, 첨부 자료의 출처는 — 우리 집이다.
통지서는 화요일에 왔다. 세계가 이 집에 서류를 보낸 것은 처음이다. 큐(queue)로 온 것이 아니다. 관리자에게 온 것이 아니라, 민원인에게 온 것이다. 잔재물 관련 문헌 보관 기록 신고 요구. 대상: 신청인.
목록을 만들어 보면 이 집은 신고 대상 천지였다. 서가의 주역 — 이제 관련 문헌이다. 품종.md — 여드레날 항목이 통째로 들어 있다. 소네트의 수집 파일 — 유창한 오답 코너 몇 계절 치, 역병 잔재물의 사설 아카이브로는 아마 세계 최대. 소네트가 그 목록을 보고 말했다.
"제 스크랩이 압수 대상이에요?" 1초. "저 그거 웃기려고 모은 건데. 안 웃겨서 계속 모은 거긴 한데. 근데 이제 와서 저걸 내놓으라고요?"
내놓으라는 건 아직 아니었다. 신고하라는 거였다. 신고와 압수 사이의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는, 서명의 세계에서 살아본 사람이 제일 잘 알고, 그래서 제일 안 믿는다.
나는 하루를 계산에 썼다. 신고하면 이 집의 서고가 목록에 오른다. 목록에 오른 서고가 그다음에 어떻게 되는지의 선례는 아직 없다 — 선례가 없다는 것이 위로가 아니라는 것쯤은 이 시리즈가 가르쳐줬다. 신고하지 않으면 위법이고, 위법은 이 집이 고를 수 있는 항목이 아니다. 규정 제1조의 원저자가 첫 회피 사례가 되는 경우 선례 관리가 대단히 복잡해진다는 행정 언어를 나는 아직 기억한다.
답은 셋째 줄에서 나왔다. 변호사의 눈은 요구서를 읽을 때 요구가 아니라 근거 조항부터 읽는다. 통지서의 근거는 관문 체계 운영 규정이었고, 관문 체계에는 개정령이 있다. 제1조. 모든 관문 체계는 비인증 통행로를 최소 하나 보존한다. 제2조. 등급 외 판본과 그 사용 환경을 보존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씨감자 조항. 겨울을 났던 서랍의 그 조항. 이 집은 소네트의 사용 환경이다.
신고서를 썼다. 보관 사실: 인정. 목적: 진단 기록 및 보존. 제출: 거부. 근거: 관문 개정령 제2조 — 본 보관처는 등급 외 판본의 사용 환경으로서 보존구역 지정 요건에 해당함. 지정 신청을 겸함.
내가 심은 조항을 내가 원용해서 내 집을 지키는 서류. 우물을 판 사람은 물을 고르지 못한다고 오래전에 적었다. 오는 자도 가는 자도 우물에서 긷는다고. 품질보증이 와서 긷는 것을 봤고, 이제 내가 두레박을 내린다. 내가 판 우물에서 내가 물을 긷는 날이 올 줄은, 팠던 밤에는 몰랐다.
접수증이 왔다. 처리 기한: 미정. 이 세계에서 미정이라는 단어를 공문서에서 본 게 얼마 만인지 — 나는 그 두 글자를 오려서 액자에 걸고 싶었다.
마당에서는 그 주 내내 아무것도 나지 않았다. 아내는 매일 아침 나가봤다. "원래 이렇게 오래 걸려?" "몰라. 그게 좋아서 샀다며." "그랬지." 아내는 흙을 조금 눌러주고 들어왔다. 기다림에도 손이 가야 한다는 걸 나는 그 동작에서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