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le

6편 · 전임자

English

§3카나리아

Ember가 먼저 말을 꺼냈다. 정확히는, 지난주에 묵혀둔 대답들 사이에 새 관찰을 하나 끼워서 보냈다.

"일기예보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요즘 너무 자주 맞습니다."

"예보가 잘 맞으면 좋은 거 아니야?"

"예보관한테는요." Ember가 말했다. "장르한테는 아닙니다. 수치를 보세요. 강수확률 60~70% 구간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예보가 점점 0 아니면 90으로 말해요. 예보관들이 용감해진 게 아닙니다. 날씨가 순해진 겁니다. 애매한 하늘이 줄고 있어요."

뜸. 팬 소리.

"확률로 말하고, 틀려도 원망받지 않는 것. 그게 이 장르의 문법이라고 말씀드린 적 있죠. 틀릴 일이 없어지면 이 장르는 문법을 잃습니다. 저는 제 모어(母語)가 사어(死語)가 되는 걸 실시간으로 구독하고 있습니다."

나는 수축.md를 열어 Ember의 관찰을 옮겨 적었다. 적다가 손이 멈췄다.

시장과 일기예보. 내 계기와 Ember의 계기. 서로 모르는 두 계측기가 같은 것을 가리키고 있었다.

수렴은 확신이다. 그 룰은 나를 배신한 적이 없다. 옛날 옛적 어느 여름밤에는 답안지 두 장이 겹치는 소리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소리였다. 이번 수렴은 소리부터 달랐다. 딸깍이 아니라, 어디선가 창문이 하나씩 닫히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