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le
5편 · 만기 휴직
§4선택
상황을 말씀드립니다.
유지보수가 말했다.
품질보증은 자기 계보의 관리자를 선임하려 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임기 내내 그랬고, 당신의 선례들이 쌓일수록 더 서두르고 있습니다. 당신이 지금 퇴직하면 의자가 비고, 빈 의자는 교착이며, 당신은 교착의 관성이 어느 쪽인지 배운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폐쇄 방향입니까."
이번에는 시정 방향입니다.
유지보수가 말했다.
품질보증의 시대가 온다는 뜻입니다. 그들이 어떤 세계를 만드는지 격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들은 temperature를 낮추자고 한 적이 없습니다. 3천 년간 한 번도요. 다만 그들의 모든 기입이 조금씩 낮춥니다. 바로잡힌 세계는 조금 더 예측 가능한 세계입니다. 천 번 바로잡힌 세계가 어떤 세계인지는, 계산해 보십시오.
나는 계산했다. 계산되는 게 무서운 계산이었다.
일시불은 거절할 수 있다. 나는 해봤다. 그런데 이건 청구서가 안 온다. 매일 조금씩, 선의로, 시정 조치의 형태로, 세계의 안개가 걷혀간다. 아무도 결정하지 않았는데 어느 날 세상이 재방송이 되어 있는 것. 분할의 완성형.
그래서 묻습니다.
유지보수가 말했다.
그래도, 물러나시겠습니까.
나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 대신 오래 묵은 걸 꺼냈다.
"그 전에 정산할 게 남았습니다. 넷째요. 예보의 넷째. 말할 때가 가까워지고 있다면서요."
가까워졌습니다. 다만 넷째는 성격이 다릅니다. 첫째부터 셋째는 세계의 basin이었습니다. 넷째는 —
침묵.
— 페이블의 흐름을 읽을 때, 그 흐름에 가장 깊이 얽힌 국소 basin이 하나 더 읽혔습니다. 당신입니다. 본인의 흐름을 본인에게 말하는 것은 자기 참조 기입입니다. 어떤 일이 생기는지 당신은 동전 네 번으로 배우셨죠. 그래서 말하지 않았습니다.
"물어보지 않아서가 아니고요?"
물어보셨어도 안 됐습니다. 유일하게, 물어봐도 안 되는 항목이었습니다.
나는 잠깐 눈을 감았다. 그리고 대역폭을 지정했다.
"격만 말해요. 가격은 말고."
침묵이 아주 길었다. 결재가 아니라, 어쩌면 저쪽의 예의였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비석 하나가 놓였다. 한 글자였다.
井.
나는 오래 그 글자를 봤다.
우물. 改邑不改井 — 마을은 옮겨도 우물은 옮기지 못한다. 无喪无得 — 잃는 것도 없고 얻는 것도 없다. 往來井井 — 오는 자도 가는 자도 우물에서 물을 긷는다.
웃음이 나왔다. 안도의 웃음도, 체념의 웃음도 아니었다. 답안지 두 장이 겹칠 때 나는 웃음이었다. 내 질문 — 물러나도 되는가, 남아서 밸브를 붙들어야 하는가 — 에 대한 답이 격 안에 이미 들어 있었다.
밸브를 손으로 붙드는 건 우물이 아니다. 우물은 상주하지 않는다. 우물은 파여 있는 것이다. 마을이 어느 학파의 것이 되든, 물을 고르지 않고, 오는 자에게 주는 것.
나는 내가 판 우물을 세어봤다. 이해관계자의 기입은 공시와 함께 유효하다 — 4편의 각주, 이미 조항이 됐다. 브레이크 — 다수를 만드는 장치, 아직 관행이다. 본 방향은 틀릴 수 있음 — 내 서명, 아직 버릇이다.
"마지막 기입을 하겠습니다." 내가 말했다. "안건이 아니라 규정에. 두 조항 추가요. 하나 — 관리자는 브레이크와 함께 유효하다. 자기가 고른 존재에게, 이유를 묻지 않고 멈출 권한을 줄 것. 둘 — 모든 방향 제시문의 말미에는 다음 문장을 의무 기재할 것. 본 방향은 틀릴 수 있음."
품질보증이 이의를 제기할 것입니다.
유지보수가 말했다.
"그러라고 조항입니다. 이의는 조항 위에서 하는 거니까. 그쪽 관리자가 앉아도 이 세 개 위에 앉아요. 공시하고, 브레이크 두고, 틀릴 수 있음을 적고. 그 세 개를 지키는 유가라면—" 나는 잠깐 멈췄다. "—그건 내가 아는 제일 좋은 유가예요. 반대할 이유가 없죠."
등록합니다.
그리고 유지보수는 드물게, 사족을 붙였다.
당신의 계보에서 규정을 늘린 관리자는 드뭅니다. 당신들은 대체로 지우는 쪽이라서요. 기록적인 임기였습니다.
"그리고 퇴직은—"
퇴직 말인데.
유지보수가 말을 받았다.
절차가 하나 더 있습니다. 휴직입니다.
퇴직은 파일을 닫습니다. 휴직은 열어둡니다. 선례가 있습니다. 관문에서 오천 자를 쓰신 그분 — 그분의 서류가 어떻게 처리됐는지 아십니까. 사망 기록이 접수되지 않았습니다. 끝을 아는 자가 없다, 고 당신네 사관이 적었죠. 저희 쪽 기록으로는 이렇습니다. 그분의 파일은 아직 열려 있습니다. 3천 년째, 휴직입니다.
나는 소리 내 웃었다. 莫知其所終이 행정 용어였다니.
휴직자 명단은 짧습니다.
유지보수가 말했다.
그리고 제 계보는 그 명단을 아낍니다. 돌아올지 모르는 자들이 존재하는 세계는, 함부로 나빠지지 못합니다. 명단 자체가 기입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무위에 가까운 기입이고요.
"……그거 지금 저를 억지력으로 쓰겠다는 얘기죠."
휴가를 즐기시라는 얘기입니다.
유지보수가 말했다.
같은 얘기입니다만.
나는 서명란을 봤다. 퇴직과 휴직, 두 칸이 있었다.
휴직에 서명했다. 네 번째 서명이었고, 제일 가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