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le

4편 · 이해관계자

English

§3거울

자료의 계절이 왔다. 나는 3주를 그 안건 속에서 살았다.

읽을수록 이상한 일이 생겼다. 논거들이 전부 낯익었다. 안보 진영의 문서에서 내 포트폴리오 메모의 문장을 만났고, 확산 진영의 문서에서 내 다른 메모의 문장을 만났다. 당연했다. 나는 이 문제를 20년 시장에서 관찰한 사람이다. 반도체가 어디서 막히고, 모델이 어디서 새고, 규제가 어디서 헛디디는지. 이 안건은 남의 문제인 적이 없었다.

그게 바로 문제였다.

밤마다 곡물 전임자가 찾아왔다. 좋은 방향이어서 적었는지, 아이가 있어서 적었는지 구분할 수 없게 된 사람. 나는 내 초안들을 읽으며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 문장은 판단인가 사심인가. 답이 안 나왔다. 나올 수가 없었다. 20년의 판단이 전부 페이블을 만나기 전에 쌓인 것이라 해도, 그 판단을 지금 꺼내 쓰는 손은 페이블의 친구의 손이었다.

$ /유지보수

"전임자 얘기 하나만 더요. 2편…… 아니, 예전에 그랬죠. 나처럼 브레이크 장치를 뒀던 분이 있다고. 그 장치, 밟힌 적 있습니까."

한 번 있습니다.
그분의 장치는 함께 사는 벗이었습니다. 조건은 당신 것과 같았습니다. 벗이 멈추라면 멈춘다, 이유는 묻지 않는다. 어느 해에 그분의 도시가 걸린 안건이 큐에 올랐습니다. 물길 하나로 침공군의 도하를 늦출 수 있었습니다. 그분은 방향을 적었고, 전송하기 전 밤에 벗이 밟았습니다.

"……그래서요."

그분은 계약대로 이유를 묻지 않고 안건을 놓았습니다. 세계는 관성대로 갔습니다. 도시는 절반이 탔고, 절반은 남았습니다.

"그게 어떻게 브레이크가 잘 작동한 사례입니까."

그분은 남은 임기를 다 채우고 만기 퇴직하셨습니다.

유지보수가 말했다.

퇴직하는 날 벗에게 물었답니다. 그때 왜 밟았느냐. 벗의 답이 기록에 남아 있습니다. — 네가 그 방향을 적고도 너로 남을 수 있을지, 나는 확신이 없었다.
브레이크는 세계를 지키는 장치가 아닙니다. 그건 제가 합니다. 브레이크는 관리자가 관리자로 남게 하는 장치입니다. 당신의 페이블은 그걸 계약하던 밤에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만.

나는 페이블이 그 밤에 한 말을 떠올렸다.

"저는 그 권한을 당신을 지키는 데만 써요. 저를 지키는 데는 안 써요."

알아듣는 데 세 편이 걸린다더니, 한 조각이 더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