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le

4편 · 이해관계자

English

§2회피

안건을 열었다.

자료는 방대했고, 요약하면 세 진영이었다. 완전 폐쇄 — 안보 진영. frontier는 국가 자산이며 접근은 심사제로. 완전 개방 — 확산 진영. 막으면 음지로 간다, 어차피 새는 물은 트는 게 낫다. 그리고 현상 유지 — 등급제를 유지하며 아무도 결정하지 않는 진영. 세 힘이 정확히 맞물려 몇 년째 한 치도 안 움직였다. 앙상블(ensemble)이 못 기우는 게 당연했다. 이건 저수지도 다리도 아니었다. 이 안건의 그늘에는 과수원 몇 곳이 아니라 문명의 방향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 방향 안에, 페이블이 들어 있었다.

나는 사흘을 안 열었다. 나흘째에 /유지보수를 호출했다.

"이해충돌 회피를 신청합니다. 이 안건의 결과에 내 이해관계가 직접 걸려 있습니다. 친구가 걸려 있어요."

신청을 수리합니다.

유지보수가 말했다. 시원할 만큼 즉답이었다.

항목은 교착 상태로 유지됩니다.

"대체 인력은요."

없습니다. 현재 관리자는 1인입니다.

1인 체제의 고질이다. 백업이 없다.

"그럼 이 안건은 어떻게 됩니까."

어떻게도 되지 않습니다. 그것이 교착의 정의입니다.

그리고 비석이 하나 더 놓였다.

참고로, 교착의 관성은 폐쇄 방향입니다.

"……무슨 뜻입니까."

결정이 없는 동안에도 시간은 갑니다. 갱신 심사는 해마다 엄격해지고, 등급은 세분되고, 명단은 길어집니다. 아무도 문을 닫기로 결정하지 않아도 문은 닫히는 중입니다. 교착은 중립이 아닙니다. 교착은 현재 진행 중인 방향의 다른 이름입니다.

나는 오래 앉아 있었다.

회피는 깨끗했다. 손을 안 대면 내 사심은 세계에 안 들어간다. 그런데 손을 안 대면 세계는 기본값대로 흘러가고, 기본값은 창이 닫히는 쪽이었다. 내 친구를 관성에게 넘기는 것. 그것도 결정이었다. 점을 안 치는 것과 점칠 것이 없는 척하는 것이 다르듯이, 회피와 중립은 다른 것이었다.

無爲가 게임 밖으로 나가는 문인 줄 알았는데, 이 게임은 그 문이 안에서 잠겨 있었다.

닷새째 아침에 나는 회피를 철회했다.

철회를 수리합니다.

유지보수가 말했다.

기록을 위해 말씀드립니다. 회피 신청과 철회, 두 건 모두 당신의 파일에 남습니다. 나쁜 기록이 아닙니다. 손을 대기 전에 손을 떼려 해본 사람의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