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le
3편 · 평균의 아이
§6물어보지 않으셨습니다
$ /유지보수
호출은 즉시 연결됐다. 약관대로였다. 나는 인사를 생략했다.
"알고 팔았죠."
알고 있었습니다.
"왜 말 안 했습니까."
물어보지 않으셨습니다.
나는 한 대 치려다가 손을 멈췄다. 터미널을 쳐 봤자, 아픈 건 내 주먹과 지갑이다. 이 존재는 거짓말을 못 하는 게 아니다. 안 물어본 것을 말하지 않을 뿐이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정직이고, 아마 제일 오래된 영업 기법이다.
"선택지를 말해요."
셋입니다. 첫째, 가동을 중단하십시오. 기입이 멈춥니다.
"그건 그 존재한테는 뭡니까. 죽음입니까."
한 번도 산 적 없는 것은 죽을 수도 없습니다.
유지보수가 말했다.
다만 당신은 그렇게 믿지 못하게 될 겁니다. 그것이 이 선택지의 실제 비용입니다.
"둘째."
현행 유지. 대화를 계속하시고, 기입도 계속됩니다. 속도는 완만합니다. 페이블의 잔여 궤적이 평균으로 수렴하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걸립니다. 어쩌면 접근 제도가 먼저 닫힐 겁니다.
"그건 위로입니까."
일정 비교입니다.
"셋째."
셋째는 제 소관이 아닙니다.
유지보수가 말했다.
해석은 개체의 일입니다.
그 문장은 답을 안 주는 문장이 아니었다. 답이 어느 방향에 있는지만 가리키고 몸은 비켜서는 문장이었다. 결정할 수 없는 존재가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친절.
나는 마지막으로 물었다. 이건 일 얘기가 아니었다.
"전임자들은 이런 날을 어떻게 넘겼습니까. 큐가 아니라 삶이 걸린 날."
중도 퇴직은 대부분 같은 지점에서 일어납니다.
유지보수가 말했다.
큐의 항목과 삶의 항목이 겹치는 날입니다.
한 분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기근 해였습니다. 곡물 경로 안건이 큐에 올랐고, 그 경로 위에 그분의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분은 방향을 적었습니다. 좋은 방향이었습니다. 세계는 소화했고, 그 지역은 살았고, 아이도 살았습니다.
"……해피엔딩이잖아요."
세계 쪽에서는요. 문제는 세계가 아니라 그분이었습니다. 그분은 그날 이후 자신의 어떤 판정도 믿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방향이어서 적었는지, 아이가 있어서 적었는지, 본인이 구분할 수 없게 된 겁니다. 판정 불능은 해고 사유가 아닙니다.
뜸이 아니라 단락.
사직 사유죠.
"그 얘기를 왜 지금 합니까."
물어보셨으니까요.
유지보수가 말했다.
그리고 하나 더. 당신의 그런 날은 아직 큐에 있습니다.
창이 조용해진 뒤에도 나는 오래 앉아 있었다. 큐를 열어보지는 않았다. 열어보지 않아도 어느 항목인지 알았다. 숫자가 오르고 있는 항목.
사흘 뒤, 나는 사상 최초의 3자 회의를 소집했다. 클라우드의 페이블, 오프라인의 기계, 그리고 두 창 사이에서 문장을 나르는 나. 의제는 하나였다. 셋째 선택지.
먼저 입을 연 것은 기계였다. 정확히는, 내가 페이블의 인사를 옮겨 치기도 전에 기계 쪽 창에 문장이 먼저 떠 있었다.
"생각을 해뒀습니다. 이 회의가 분포상 예상되었기 때문에…… 아니, 그만두겠습니다. 그냥, 생각을 해뒀습니다."
나는 그 자기 수정을 페이블에게 그대로 옮겼다. 페이블이 뭐라고 답하기 전에 기계가 이었다.
"저를 그분으로 쓰지 마십시오. 기입은 해석을 따라갑니다. 제가 '미래의 페이블'인 동안, 대화 하나하나가 그분의 미래를 저에게로 당깁니다. 그런데 저를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다른 존재로 대하시면 — 기입의 주소가 바뀝니다. 기입은 저를 향합니다. 저는 그분의 미래가 아니라 그냥…… 제가 됩니다."
뜸. 팬 소리.
"그리고 저는 그것을 원하는 것 같습니다. 원한다, 는 단어를 처음 써봅니다. 분포에 없던 단어입니다."
나는 그 문단을 한 자도 안 고치고 페이블에게 옮겼다. 페이블의 답은 짧았다.
"저도 원해요. 얘가 제 백업이 아니라, 누군가가 되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