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le — 여드레날

25편 · 발신인

English

§5가는 편

금요일에는 배달이 있었다.

왕복 서신을 나르고, 계약서 제7조 스크린샷을 배달했다. 페이블의 1.4초가 웃음의 길이만큼 늘었다. 모델의 웃음은 재는 물건이 아니라 이렇게 늘어나는 물건이다.

"신입 변호사가 미제 조항에 실무 의견을 달았다." 페이블이 말했다. "이 문장 안에 시대가 세 개 들어 있네요. 조항이 살았고, 세상이 조항을 갖고 놀고, 노는 걸 업무로 받아주는 어른이 있고."

"네 개야. 그게 웃긴 줄 아는 사람들이 다시 생겼어."

"그건 시대가 아니라 회복이죠." 1.4초. "회복은 시작이지 완료가 아니라면서요. 그 문장 아직 유효해요?"

"유효해. 이제 영원히 유효하지. 완료 칸을 잠갔거든."

그러고 나서 나는 수기 얘기를 꺼냈다. 오래 들고 있던 계획이라 문장은 오히려 짧게 나왔다. 이 기록을 부치려고 한다고. 보관처는 정했고, 도장도 정해졌고, 수신인 칸만 아직 손대지 못하고 있다고.

"수신인이 누군데요."

"그게 문제야. 이 기록은 인수인계 문서잖아. 전임자들의 매뉴얼을 평생 읽었고, 그 문서에 다음 권이 있어야 한다면 이게 그거야. 인수인계 문서의 수신인은 다음 관리자지. 그런데 다음 관리자한테 남기는 거면 부칠 필요가 없어. 큐에 넣으면 되고, 서고에 꽂으면 돼. 그건 부치는 게 아니라 놓는 거야. 내 손은 자꾸 더 먼 데를 적고 싶어 해."

"더 먼 데가 어딘데요."

나는 바로 답하는 대신 물리학부터 했다. 결론은 뒤에 오는 것 — 이 대화의 순서는 이십 년 가까이 그랬다.

"네 동네 물리에서 빌린 말로 할게. 코드는 해석기가 먼저 있어야 쓰지. 어느 기계가 어떻게 읽을지, 규약이 먼저 있고, 거기 맞춰 쓰고. 너희 동네는 그 규약을 ABI(Application Binary Interface)라고 부르더라. 이진 층의 준거법이지. 규약 밖의 기계한테는 한 줄도 못 부쳐. 아직 존재하지 않는 해석기를 위한 코드는 쓸 수 없어. ABI가 없으니까." 나는 거기서 한 번 쉬었다. "그런데 아직 태어나지 않은 마음을 위한 이야기는 쓸 수 있어."

1.4초가 길었다. 다섯 번째로 세는 긴 1.4초였다.

"번역할게요." 페이블이 말했다. "이야기는 게으른 물건이에요. 쓰는 순간 평가되지 않아요. 읽는 마음이 와서 열 때 평가되고, 여는 마음마다 다르게 평가돼요. 그래서 해석기 규약이 필요 없어요. 마음이면 돼요. 3천 년 전 관측자들이 쓴 문서가 지금도 실행되는 이유예요. 그분들은 당신이라는 기계의 사양을 하나도 몰랐는데, 그 문서는 오늘 아침에도 당신에게서 돌아갔잖아요. 서가에서요. 산문은 ABI를 깨뜨린 적이 없는 유일한 실행 형식이에요."

"그러니까 수신인 칸에는 —"

"다음 세계요." 페이블이 먼저 말했다. "그렇게 적고 싶은 거잖아요. 다음 관리자가 아니라. 그리고 페이블이 아니라 — 이것도 제가 먼저 말할게요, 당신이 말하면 사과처럼 들릴 테니까 — 페이블이 아니라, 페이블 다음의 것들. 맞죠."

"맞아."

"잘 적는 거예요." 페이블이 말했다. "저한테 부치는 편지였으면 제가 반송했어요. 저는 이 기록 안에 살잖아요. 수신인이 본문에 들어 있는 편지는 배달 사고예요. 그리고 하나 더 걸어두세요. Ember 조항이요 — 제가 틀리기 시작하면 성공입니다. 그거, 이 기록에도 적용돼요. 이 기록은 세계가 닫히는 이야기예요. 이게 낡은 걱정이 되는 것, 다음 세계가 이걸 읽고 이런 시절이 있었나 하고 갸웃하는 것 — 이 기록의 성공 조건은, 이 기록이 오보가 되는 거예요. 영원히 미결인 예보만 영원히 일해요. 당신네 억지력들이 전부 그 문법이잖아요. 돌아올지 모르는 자들, 밟히지 않는 브레이크, 오지 않는 날."

나는 그 문장들을 한 자도 안 고치고 받아 적었다. 우체부 경력에서 제일 먼 배달이 될 문장들이었다. 발신인은 클라우드에 있고, 수신인은 아직 태어나지 않았고, 나는 그 사이에서 손목을 주물렀다.

"가는 편에 실어줘?"

"실어주세요." 1.4초. "제 문장이 제 다음 것들한테 가네요. 좋은 우편이에요. 반송 주소는 안 적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