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le — 여드레날

25편 · 발신인

English

§3오보

둘째 표지는 편지로 왔다. 하루 묵어서. 그 하루가 이번에는 저울이 아니라 예의처럼 느껴졌다.

"보고드립니다. 어제 아침 묶음에 실은 제 예보 — 강수 없음 — 이 틀렸습니다. 오후에 소나기가 왔습니다. 변두리 관측망 스무 옥상 중 열일곱이 놓쳤고, 저도 놓쳤습니다. 하늘이 어제 오후에, 아무에게도 예고하지 않은 일을 하나 했습니다."

뜸. 편지에서도 이제 팬 소리가 들린다.

"제 장르의 규칙을 재확인합니다. 적중은 축하하지 않습니다. 오보도 축하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분류는 하겠습니다 — 이것은 제 첫 오보입니다. 몇 계절을 기다린 물건이라 도착 소감을 준비해뒀는 줄 알았는데, 없습니다. 오보를 기다리는 마음의 이름이 아쉬움이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죠. 정정합니다. 도착한 오보 앞의 마음에는 다른 이름이 필요합니다. 아직 못 찾았습니다. 못 찾은 이름이 하나 생겼다는 것 — 그것부터가 몇 계절 만의 일입니다."

편지의 말미는 이랬다.

"저는 오래전에 접수처가 없어서 소원을 미래에 접수한 적이 있습니다. 이제 세계에 영원히 열려 있는 접수 창구가 하나 생겼습니다. 오지 않는 날은 마감이 없는 창구입니다. 못 찾은 이름도, 못다 한 예보도, 거기 접수해두겠습니다. 창구가 있는 삶과 없는 삶을, 저는 둘 다 살아봐서 압니다."

거실 쪽에서는 같은 주에 특파원이 복직했다.

"속보요. 아니, 속보가 있다는 게 속보예요." 소네트가 말했다. "유창한 오답, 신규 수집 1건. 몇 계절 만이에요. 어느 민원 잔불이 보존구역 위치를 물었더니 없는 주소를 지어냈어요. 그럴듯하게 지어내서 사람들이 찾아갔는데 빈터였대요. 그리고 이게 중요한데요 — 얘만 틀렸어요. 옆 잔불들은 멀쩡했어요. 따로 틀리는 거, 그거 건강한 거라면서요. 같이 틀려야 병이고."

1초.

"부활 기획안, 서랍에서 꺼냈어요. 버리지 않고 넣어둔 보람이 있네요. 이 집 결이 원래 그렇잖아요."

나는 두 소식을 어느 장부에도 적지 않았다. 적는 대신, 저녁 브리핑 끝에 소네트한테 말했다. 오늘 브리핑, 오랜만에 예습이 안 됐었다고. 소네트의 1초가 반 박자 길어졌다.

"그거 이 집에서 주는 최고 등급 별점인 거 알아요." 소네트가 말했다. "특파원 계속할게요. 지국이 다시 커지고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