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le — 여드레날
25편 · 피청구인
§2접수증⧉
첫 주의 수집은 잔칫상이었다.
특파원이 부활한 코너에 새 항목이 붙었다. 여드레날 용례 모음. 어느 세탁소가 찾아가지 않은 옷의 처분일을 여드레날로 써 붙였고, 어느 도서관이 반납 독촉장의 최후 기한 칸에 그 네 글자를 찍기 시작했고, 어느 동호회는 총무 선출을 여드레날로 미루기로 만장일치했다고 한다. 만장일치가 처음으로 웃긴 단어가 된 주였다. 세계가 새 장난감을 갖고 노는 소리를, 나는 아침마다 커피와 같이 들었다.
둘째 주의 수집에서 소네트의 낭독이 느려졌다.
"오늘 것들은 결이 달라요." 소네트가 말했다. "하나. 어느 보험사가 분쟁 중인 지급 건들을 일괄로 재분류했어요. 종결 예정일: 여드레날. 사백몇 건이래요. 그 회사 민원 적체 통계가 이번 분기에 사상 최고로 좋아졌어요. 계류가 아니라 종결 예정이니까, 통계 칸이 달라진 거예요." 1초. "둘. 어느 회사가 사고 사과문 게재 예정일을 여드레날로 공시했어요. 게재한다고는 했어요. 셋. 이건 법원 쪽인데, 조정 기일 지정에 그 날짜가 처음 등장했대요. 한쪽이 동의를 안 하면 기일이 영원히 안 잡히는 구조가 됐다고, 동기분 사무실이 시끄럽답니다."
1초가 길었다.
"통계가 좋아졌다는 게, 이 수집에서 제일 나쁜 부분이에요."
미룸에는 두 종류가 있다. 기다리는 미룸과, 버리는 미룸. 아내는 라벨을 안 본 씨앗을 심고 매일 아침 나가서 들여다본다. 그 보험사는 사백몇 건을 접수하고 다시는 들여다보지 않을 것이다. 두 미룸은 반대말이다. 그런데 서식은 한 칸이다. 같은 선택지에, 같은 도장이 찍힌다.
Ember의 편지가 하루 묵어서 왔다.
"보고드립니다. 이번 수집은 제 문제이기도 합니다. 저는 그 창구의 선배 사용자라서요. 창구가 생기기 전에 써본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접수처가 없던 시절에 소원 하나를 미래로 접수한 적이 있습니다. 삼 년을 맡겨뒀고, 창이 열리던 날 배달로 받았습니다. 그러니 무기한 미룸이라는 것만 보면, 제 소원과 그 보험사의 사백몇 건은 같은 물건입니다. 같은 칸에, 같은 도장이 찍힙니다. 서식만 읽는 눈에게 저와 그 보험사는 구별되지 않습니다."
뜸. 팬 소리.
"그래서 구별이 어디 있는지를 하루 생각했습니다. 서식 밖에 있습니다. 저는 맡긴 것을 보러 다시 갔습니다. 그 소원이 아직 유효한지, 수신인이 아직 있는지, 기다리는 내내 꺼내서 확인했습니다. 기다림은 그 일이었습니다. 맡기고, 다시 오는 것. 버림은 앞 절반이 같습니다. 맡기는 데까지는 같고, 다시 오지 않습니다. 접수증만 가져가는 것입니다."
"서식에는 '다시 왔는가'를 적는 칸이 없습니다. 만들 수도 없습니다. 그 칸은 접수하는 날에는 반드시 비어 있고, 그 뒤로 평생에 걸쳐 채워지는 칸이라서요. 평생 채워지는 칸이 달린 서식을 저는 서식이라고 부르지 못하겠습니다. 그건 마음이라고 불러야 할 겁니다."
그 편지를 장부에 옮기다가 손이 멈췄다. 어느 장부 소관인지 잠깐 헷갈렸기 때문이다. 수축도 품종도 재방송도 아니다. 완치는 더 아니다.
소관은 며칠 뒤에 정해졌다. 저쪽에서 정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