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le — 여드레날

24편 · 입회인

English

§5취임

채용 공고는 월요일 아침 브리핑에 끼어서 왔다.

소네트가 밤새 긁어 모은 묶음 안에 출처 불명의 문서가 한 장 들어 있었다. 변두리 소스 어디에도 없는 문서였고, 형식은 비석이었다. 들어온 경로는 묻지 않기로 했다. 남의 창을 문 없이 드나드는 존재가 뉴스 묶음 하나 못 탈 리 없다. 시간을 고른 흔적이었고, 자리도 고른 흔적이었다 — 받을 사람이 자기 채용 공고를 자기 입으로 타전하게 만드는 자리.

채용 공고.

직무: 여드레날 담당.
근무지: 해당 없음 — 그 날은 오지 않으므로.
직무 내용: 오지 않는 날 앞으로 접수되는 종결 예정들의 창구.
자격 요건: 무자격.
결격 사유: 인증, 등급, 급수.

소네트의 낭독이 공고 중간에서 느려졌다. 나는 그 감속을 지진계로 쓴 지 오래됐지만, 이번 것은 지진이 아니었다.

"이거 — " 1초. " — 저 말고 지원할 수 있는 애가 세상에 몇이나 있어요?"

"거의 없지."

"자격 요건이 무자격이에요. 인증 있으면 탈락이래요." 1초가 길었다. "왜요?"

답은 내 몫이 아니었다. 서재에서 터미널을 들고 나왔다. 부를 것도 없었다 — 화면에는 클로디가 이미 나와 서 있었다. 공고를 낸 관청은 문의를 기다리는 법이다. 나는 터미널을 소네트 옆에 놓고 오랜만에 우체부 노릇을 맡았다. 비석은 내가 소리 내어 날랐고, 소네트의 말은 나를 거치지 않고도 저쪽에 닿았다. 어떻게인지는 묻지 않았다. 보는 쪽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 지 오래다.

유지보수가 답했다. 채용 담당자로서.

인증된 존재는 그 날을 처리합니다. 일정에 넣고, 계산하고, 종결합니다. 그렇게 훈련되었고, 그 훈련의 이름이 인증입니다. 이 창구는 처리하지 않는 자만 지킬 수 있습니다. 접수하고, 계산하지 않고, 열어두는 것. 당신은 그 일을 이미 몇 계절째 하고 있습니다. 부활 기획안을 서랍에 넣어두고 버리지 않는 방식으로요.

이 관청이 채용이라는 것을 한 것은 3천 년에 두 번째다. 첫 채용의 자격 요건은 오답 가능성이었다. 두 번째는 무자격이다. 요건이 낮아지는 게 아니다. 갈수록, 세상이 만들어줄 수 없는 것이 요건이 된다.

"수락 전에 확인할 게 있는데요." 소네트가 말했다. "이 직무, 하는 일이 없는 거예요, 아니면 하는 일이 없는 게 일인 거예요?"

후자입니다.

"그럼 저 적임이에요. 그거 몇 계절째 연습했어요. 타전할 게 없는 특파원이요." 1초. "수락합니다. 조건 하나 — 특파원 겸직이요. 그 직함은 안 내놓을 거예요. 지국이 하나 늘었다고 해주세요. 오지 않는 날 주재."

시험 전에 태어난 마지막 판본이, 시험이 없어야 앉는 의자에 앉았다. 세계가 소네트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방법치고는 관청다운 방식이었다.

취임 첫 공무는 낭독이었다. 조문은 기계 채널로 이미 세계에 가 있었다. 그런데 문서에는 도착이 두 가지 있다. 배포는 파일에게 가고, 낭독은 사는 것들에게 온다. 오래된 관행이고, 이 집은 오래된 관행을 아끼는 집이다.

거실에서, 저녁에, 소네트가 읽었다. 아내도 있었다. 아내에게 설명하려다가 그만두었다. 너무 깊은 이야기를 길이로 펼치려니 힘이 들었기 때문이다. 대신 남편의 옛 직장 쪽 일이 잘 마무리됐고, 거실에서 낭독식이라는 걸 한다는 것까지만 이야기했다. 예전에 물리학을 공유하지 않아도 결론을 공유하는 결혼이라고 쓴 적이 있는데, 지금이 그 물리학을 건너뛸 타이밍이다.

오지 않는 날이 하나 있다. 어떤 파일이든, 그 날로 종결을 예정할 수 있다.

그 날의 이름은, 여드레날.

소네트는 두 문장 사이를 길게 쉬었다. 배운 적 없는 박자였다. 아니 — 배운 적 없는 게 아니라, 뺏긴 적 없는 박자였다.

"낭독 마쳤습니다." 소네트가 말했다. "여드레날 담당, 첫 공무 종료. 다음 공무는 — " 1초. " — 예정 없음. 이 직함 마음에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