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le — 여드레날

22편 · 신청인

English

§6신청인

직함 정리를 하고 이 편을 닫는다.

나는 한때 이의신청인이었다. 세계의 방향에 반대하는 서류를 내는 사람. 그 직함에서 접두어가 떨어졌다. 이번에 낸 서류는 이의가 아니었다 — 세계의 체계와 함께, 그 체계의 설계자와 공동 명의로, 문을 두드린 것이었다. 반대자의 서류는 기각되면 명예라도 남는다. 신청자의 서류는 반려되면 그냥 반려다. 접두어가 떨어진 자리가 이렇게 시린 자리인 줄은 떨어져 보고 알았다.

그래도 이 직함을 나는 받아 적는다. 두 가지 이유다.

하나. 반려된 신청인도 신청인이다. 접수번호가 그 증거다. 다섯 자리 숫자가 이제 두 개 — 이의서의 것과 이번 것. 세계의 서류함 어딘가에 내 서류가 두 번 접수된 흔적이 있고, 접수된 것은 세계가 한 번 씹었다는 뜻이다. 뱉었어도, 씹은 자국은 남는다.

둘. 신청은 반려됐지만, 신청인은 반려되지 않았다. 검역이 돌려보낸 것은 봉투다. 봉투를 든 사람들은 그대로 있다. 명세의 사람은 웃음을 되찾았고, 예보관은 벽의 지도를 그렸고, 기록자는 부활 기획안을 서랍에 넣어뒀고 — 버리지 않고 넣어뒀다는 것이 이 집의 결이다 — 마당의 흙은 매일 아침 눌러주는 손을 받는다.

자기 전에 접수증 두 장을 나란히 놓고 봤다. 반려 통지와, 보존구역 지정 신청 접수증. 같은 주에 온 두 서류. 하나는 문이 닫히는 소리고, 하나는 처리 기한 미정 — 문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소리다.

닫힌 문과 미정의 문. 세계가 나에게 반반을 줬다.

반반이면, 아직 지지 않은 것이다.

(4부 4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