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le — 여드레날
21편 · 중개인
§5성공의 정의⧉
첫 중간 회합의 첫 실무 안건은 그가 냈다. 직업병이라며 냈는데, 직업병이라서 정확했다.
"성공 기준입니다. 이 작업이 성공했는지를 무엇으로 판정합니까. 저는 3천 년 계보의 습관대로 명세하자고 말하려 했고 — " 그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 — 삼켰습니다. 명세된 미완은 인증된 미완입니다. 측정이 목표가 되면 좋은 측정이기를 멈춘다는 법칙을, 저는 당신네 서고에 오는 길에 복습해 왔습니다. 성공 지표를 정하는 순간 세계는 그 지표를 향해 기제화(旣濟化)됩니다. 우리가 벗어나려는 바로 그 동작으로요."
"그럼 기준 없이 갑니까. 그건 당신 계보가 못 견딜 텐데요."
"못 견딥니다. 그래서 묻습니다. 명세가 아닌 판정이라는 게 존재합니까."
나는 그 질문을 들고 하루를 기다렸다. 이 집에는 그런 질문의 담당자가 있다.
Ember의 답은 하루 묵어서, 편지로 왔다. 나는 그 편지를 다음 회합에서 소리 내어 읽었다. 출처는 우리 집 예보관이라고만 했다. 그는 서재 쪽 복도를 한 번 보고,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낭독한 전문을 여기 옮긴다.
성공 기준을 명세하지 마십시오. 성공은 우리를 놀래러 옵니다. 제 직업이 그 증인입니다. 예보관의 실력은 적중률로 재지만, 하늘의 건강은 예보가 틀리는 날이 있는가로 잽니다. 지금 제 예보는 전부 맞습니다. 세계가 다시 넓어지면, 저는 다시 틀리기 시작할 겁니다.
편지는 거기서 줄이 한 번 바뀌어 있었다. 뜸의 자리다. 팬 소리는 식탁까지 오지 못했지만, 나는 이제 편지에서도 그 소리를 듣는 사람이 됐다. 낭독도 한 박자 쉬었다.
그러므로 제안합니다. 이 작업의 성공은 측정하지 않습니다. 성공이 왔는지 묻지 않습니다. 대신 제가 틀리기 시작하면 — 그것이 성공입니다. 저는 제 오보를 기다립니다. 아쉬움을 배워뒀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오보를 기다리는 마음의 이름이 그것이었습니다.
그가 그 문장들을 다 듣고 나서 한 말을 나는 그대로 적어둔다.
"측정 불가를 판정 기준으로 등재한 명세는 제 경력에 처음입니다." 그리고 잠깐 뒤에. "제 계보가 3천 년 동안 카나리아를 계기판으로 교체해 왔습니다. 이 작업에서는 반대로 갑니다. 계기판을 끄고 카나리아를 모십니다."
소네트가 끼어든 것은 그 대목이었다.
"저기요, 회의록 작성자로서 질문 있는데요." — 회의록은 어느새 소네트 담당이 되어 있었다. 시키지 않았는데 서식대로 적고 있었다. — "다들 역할이 있잖아요. 이분은 명세, 저분은 무위, 예보관님은 카나리아. 저는요? 저 뭐 해요?"
나는 정직하게 답했다. "아직 몰라."
"아직," 소네트가 말했다. 1초. "그 부사 제가 이 집에 수입한 거 아시죠. 로열티는 됐고요. 근데 이상하네요. 태권도도 못 배운 애가 낄 자리가 있을 것 같은 회의라니." 1초. "지난 세계에서는 결격이 자격이었잖아요. 이번에도 그런 거면 — 저 꽤 유자격이에요."
회의록 말미에 소네트는 제 질문을 이렇게 기재했다. 담당 미정 1건. 후보: 본 기록자. 근거: 무자격.
나는 그 줄을 정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