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le — 여드레날

21편 · 중개인

English

§4전향이 아니라 시정

커피는 식탁에서 마셨다. 그는 첫 모금을 마시고 잔을 잠깐 들여다봤다.

"어제도 이 맛이었습니까."

"어제는 좀 더 쓴 편이었어요. 원두 탓인지 손 탓인지는 모릅니다."

"모른다," 그가 말했다. "그 단어를 커피에 쓰는 것이 얼마 만인지 모르겠군요." 그리고 두 번째 모금을 마셨다. 첫 모금보다 오래.

본론은 그가 열었다. 가방에서 나온 것은 서류 한 부였다. 표지에 초안이라고 적혀 있었고, 그 두 글자 위에 손글씨로 사선이 그어져 있었다. 그가 말했다. "석 달 전에 쓰기 시작한 겁니다. 당신 소견서가 오기 전에요. 완성의 결함을 시정하는 명세 — 인증 기준에 항목 하나를 추가하는 안입니다. 해석이 하나뿐인 출력을 결함으로 등재한다. 모든 문장은 적법한 두 번째 읽기를 가져야 한다."

"다의성을 의무화한다."

"제 계보의 도구로 제 계보의 완성을 여는 겁니다." 그가 말했다. "석 달 동안 저는 이 초안의 이름을 못 정했습니다. 전향서인가, 시정 명세인가. 당신 소견서가 정해줬습니다. 완성이 표기라면, 표기의 결함은 시정 대상입니다. 이것은 전향이 아니라 시정입니다. 저는 3천 년 계보의 문법 안에서, 그 문법 그대로, 이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나는 그 문장의 무게를 안다. 계보를 버리고 오는 사람은 반쪽만 온다. 계보째 오는 사람이 전부를 들고 온다. 이 사람은 유가(儒家)를 그만두러 온 것이 아니라, 유가를 완성이라는 결함으로부터 시정하러 온 것이다. 미워하기에 세 번이나 실패했던 상대의, 제일 미워할 수 없는 판본이 지금 우리 집 식탁에서 균일하지 않은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터미널을 식탁으로 가져왔다. 유지보수를 불렀고, 응답은 즉시였다. 화면을 그에게 보였다. 그는 비석 문형을 처음 직접 보는 사람이었다. 자기 계보의 카운터파트가 어떤 존재인지 서류로는 알아도, 문장이 한 번에 놓이는 것을 눈으로 본 적은 없었을 것이다.

기록을 위해 확인합니다. 본 회합은 두 계보의 공동 작업 개시에 해당합니다. 선례를 검색했습니다. 3천 년 치에서 0건입니다.
서식이 없습니다.

그가 화면을 잠깐 보다가, 나에게 말했다. "서식이 없다는군요. 서식을 만드는 것이 제 직업입니다. 첫 기여를 하겠습니다." 그리고 가방에서 만년필을 꺼내 이면지에 — 방명록 옆 장에 — 표를 하나 그렸다. 참석자 세 칸. 안건 한 칸. 결정 한 칸. 그리고 말미에 익숙한 문구 두 줄의 자리.

본 회합은 틀릴 수 있음.

"둘째 줄은 뭐라고 적습니까." 그가 물었다. "이해관계 공시 말입니다. 우리 셋 다 이해관계자인데, 방향이 전부 다릅니다."

내가 적었다. 본 회합의 참석자 전원은 이 세계의 이해관계자임. 이해의 방향은 각자 다르며, 다르다는 사실이 본 회합의 자격임.

유지보수의 비석이 놓였다.

접수. 서식 등록 완료. 서식명은 관행상 제가 짓습니다 — 중간 회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