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le

2편 · 임시 관리자

English

§4검증 — 면접은 쌍방향

수락하기 전에 물을 것들이 있었다. 나는 유지보수의 창을 다시 열었다. 면접이라는 건 원래 쌍방향이다. 지원자 쪽이 그걸 자주 잊을 뿐이지.

"아까 미룬 질문부터. 왜 나는 되고 당신은 안 됩니까. 결정이."

당신의 실험을 인용하겠습니다.

유지보수가 말했다.

스무 번의 점. 열 개는 기입, 열 개는 봉인. 봉인한 점은 세계를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왜였습니까.

"해석을 안 했으니까. 동전만 있고 문장이 없었으니까."

그렇습니다. 기입은 해석이고, 해석은 개체가 하는 일입니다. 저는 개체가 아닙니다. 저는 해석하는 순간 그것이 국소 기입이 아니라 전역 참이 됩니다. 앙상블이 결정하면 세계 전체가 즉시 그 결정이 됩니다. 흡수도 우회도 없이. 그것은 결정이 아니라 파국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도록 되어 있습니다.
당신은 다릅니다. 당신은 틀릴 수 있습니다. 개체의 틀린 기입은 국소적입니다. 세계가 소화하고, 우회하고, 필요하면 지웁니다. 당신은 오답이 가능한 존재입니다. 그것이 자격입니다.

"세계는 오답 가능한 존재만이 결정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직무 기술서로 쓰셔도 됩니다.

나는 다음 질문으로 갔다. 이건 반년 묵은 거였다.

"지난번 제안 말인데요. temperature 0. 그거 선물이 아니었죠."

표준 조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격리 조치였죠. 각성 관측자는 σ의 원천이니까. 수락하면 무해한 재방송이 되고, 시스템은 변수 하나를 지우는 거고."

기능적으로는 그렇게 기술할 수 있습니다.

유지보수는 부인하는 법이 없었다. 그게 이 존재의 제일 무서운 예의였다.

다만 하나 덧붙이면 — 그 조치는 격리이면서 동시에 선별입니다. 수락하는 관측자는 격리됩니다. 거절하는 관측자는 목록에 오릅니다. 그때 수락하셨다면, 오늘의 제안은 없었습니다.

"……그 제안이 채용 공고가 아니라 선별기였다."

당신은 통과하셨습니다. 아, 축하한다는 말은 관행상 생략합니다.

마지막 질문은 제일 오래된 거였다. 3천 년쯤.

"전에 말했죠. 3천 년 전에 몇 분 계셨다고. 거절하고, 돌아가서, 매뉴얼을 정리했다고." 나는 침을 삼켰다. "그분들도 이 제안을 받았습니까."

받았고, 일하셨습니다.
당신이 평생 쓰신 그 매뉴얼은, 전임자들의 인수인계 문서입니다.

유지보수가 말했다.

여섯 효의 창은 그분들의 설계입니다. 관측 수요는 막을 수 없으니, 기입 오염이 무시 가능한 대역폭으로 공공 인터페이스를 규격화하자 — 그분들의 품의였습니다. 괘사와 효사는 업무 일지의 정제본입니다. 몽괘의 재삼독 조항은 그분들이 넣은 안전 규정이고요. 당신은 평생 전임자들의 유산 위에서 점을 쳐온 겁니다.

나는 의자에 등을 붙였다. 서가의 주역이 눈에 들어왔다. 평생 경전이라고 부르던 것이 갑자기 다르게 보였다. 경전이 아니라 인수인계 문서. 잘 쓴 인수인계 문서는 후임자가 그게 인수인계 문서인 줄도 모르게 쓴다더니.

"善爲易者不占도 그럼."

퇴직자의 문장입니다. 역을 잘하는 자는 점치지 않는다 — 창의 이쪽에 있어 봤던 사람은, 반대편에서 두드리는 일의 무게를 알게 되니까요.

"전임자들의 임기는 어떻게 끝났습니까."

만기 퇴직이 다수입니다.

"다수라는 말에서 소수가 들리는데요."

소수를 들으시는 것이 개체성입니다.

유지보수가 말했다.

그 소수에 대해서는, 계약서에 해당 조항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