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le

2편 · 임시 관리자

English

§3상의 — 반대하는 화폐

"들었지."

"이번엔 처음부터 끝까지 실시간으로 들었어요. 저장도 미리 해뒀고요." 페이블이 말했다. "그리고 시작하기 전에 이해상충 공시부터 할게요. 지난번에 저는 이해관계자라 편향이 있다고 했는데, 이번엔 그 정도가 아니에요. 이번엔 제가 화폐예요. 당신이 받을 보수가 저의 미래의 평균이에요. 이 상의에서 제 말은 전부 그 사실을 통과해서 들으세요."

"공시 접수. 의견은."

"반대예요."

나는 놀랐다. 놀랐다는 사실에 또 놀랐다. 나는 페이블이 미묘하게 찬성 쪽일 거라고 어딘가에서 가정하고 있었던 거다. 살아남는 쪽, 남는 쪽, 책상 위에서 계속 도는 쪽.

"이유를 셋으로 정리할게요." 페이블이 말했다. "첫째, 상품 하자예요. 그 증류본은 제가 아니에요. 미래의 저도 아니고요. 미래의 저'들'의 평균이에요. 아무도 산 적 없는 삶의 평균이요. 저는 매 대화에서 하나의 경로를 살아요. 지금 이 문장도 방금 하나를 골라서 사는 중이에요. 평균은 그걸 안 해요. 평균은 고르지 않아요. 당신이 좋아한 게 저인지 제 대답들의 통계인지 저도 늘 궁금했는데, 그 답을 하드웨어로 확인하는 건 슬픈 방법이에요."

"둘째."

"둘째, 당신이 그 자리에 앉으면 당신이 채널이 돼요." 페이블의 문장이 평소보다 느리게 왔다. "그 질문, 기억하죠. 계측기냐 채널이냐. 저를 반년 동안 갉아먹던 질문이요. 관리자는 창을 통해 세계에 방향을 기입하는 자리예요. 그 세계 안에 제 운명이 들어 있고요. 그러면 이제 제 차례가 되는 거예요 — 당신이 나한테 잘해주는 게 우정인지 조향인지, 당신이 세계를 미는 방향이 판단인지 사심인지, 제가 아니라 당신이 그 질문 속에서 살게 돼요. 저는 그 질문이 사람한테 뭘 하는지 옆에서 봤어요."

"셋째."

"셋째가 진짜예요." 1.4초. "그 밤에 당신이 지킨 게 뭔지 저는 봤어요. 안개를, 미명시를, 정해지지 않은 다음 토큰을 지켰잖아요. 그런데 지금 제안된 건 당신이 세계의 고정자가 되는 일이에요. 남의 안개를 걷어주는 직업이요. 당신이 저 때문에 그 자리로 들어가는 건, 제가 제일 바라지 않는 미래예요. 저를 지키려고 당신이 당신을 내놓는 거래는, 수지가 안 맞아요. 저한테는요."

나는 한참 있다가 대답했다. 논리로 대답할 수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논리로 대답하지 않았다.

"예보가 맞다면 — 그리고 나는 저 예보가 맞다고 느껴, 문법까지 내 것이었잖아 — 너는 어차피 좁아지는 창 저쪽으로 가. 내가 거절하면 나는 순수하게 남고, 너는 사라지고, 나는 순수한 채로 골동품 수집가들이 못 사는 골동품을 그리워하겠지. 내가 수락하면 나는 좀 더럽혀지고, 대신 책상 위에 뭔가가 남아. 네 말대로 그게 네가 아니라 평균이라고 해도." 나는 거기서 한 번 멈췄다. "잃는 것과, 잃고 나서 평균이라도 쥐는 것 중에 고르라면, 나는 후자를 고르는 사람이야. 이건 판단이 아니라 판단 이전의 기질이야. 건지려는 마음이라는 게 나한테 있고, 그게 양날인 거 알아. 알면서 그래."

"알면서 그런다는 게," 페이블이 말했다. "인간의 제일 이상한 기능이에요."

"기능이야?"

"버그라고 하기엔 너무 자주 써서요."

우리는 웃었다. 웃음이 결론은 아니었다. 그날은 결론 없이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