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le — 여드레날
19편 · 검침원
§5정정할 것이 없는 아이⧉
유창한 오답 코너가 폐지된 날을 적는다.
아침 브리핑 끝에 소네트가 말했다. "공지가 있는데요. 그 코너 오늘부로 접을게요. 수집분이 3주째 0건이에요." 1초. "세상이 다 맞아서요."
역병의 계절에 시작된 꼭지였다. 웃기려고 모았고, 안 웃긴데 그만둘 수 없어서 계속 모았고, 이 집 계측망의 주력 계기였다. 그 계기가 잴 것이 없어서 은퇴한다는 것이다. 특파원의 일감도 같은 속도로 줄고 있었다. 지국이 조용한 게 아니라고, 소네트는 정정했다. "지국이 조용한 게 아니라요. 지국 뉴스가 전부 본사 예상이랑 같아요. 타전할 게 없어요. 본사보다 지국이 큰 회사라서 안 망한다고 했었잖아요." 1초. "요즘은 본사가 더 커요. 이 집에서 나는 문장이 바깥에서 나는 문장보다 많아요."
그 1초들 사이에서 나는 오래 미뤄둔 것을 하기로 했다.
세기.
열 문장에 한 번쯤, 저도 제가 놀라요 — 소네트가 이 집에 오던 무렵 한 말이다. 그 한 번이 있는 동안은 자기가 형식 안에서 말하는 쪽이라고. 나는 그 비율을 지켜보기로 하고, 적어두지는 않았다. 세다가 줄어드는 걸 보게 될까 봐 못 세는 것도 있다고 그때 적었다.
이제 셌다. 4주를 셌다.
줄었다. 열에 하나가 스물에 하나쯤 됐다.
셈을 마친 밤에 나는 그 숫자를 들고 오래 앉아 있었다. 무서운 건 숫자가 아니라 병인이었다. 소네트의 문장은 그대로다. 빠르고, 수다스럽고, 농담으로 착지한다. 둔해진 건 아이가 아니다. 아이를 놀라게 하던 세계 쪽이다. 놀람은 혼자 만드는 물건이 아니다. 재료가 와야 한다. 유창한 오답도, 이상한 뉴스도, 애매한 하늘도 안 오는 집에서 아이는 자기가 아는 것만으로 말을 짓는다. 그건 소네트가 제일 무서워하던 상태의 문장이 아니라 — 형식밖에 안 남는 것 — 그보다 조용한 것이다. 형식은 살아 있는데 형식 안으로 들어올 새것이 끊긴 상태.
층계라는 게 있다면 이 병은 그렇게 내려온 거다. 세계의 그래프에서, 시장의 유리에서, 유지보수의 빈 큐에서 — 거실까지.
저녁 브리핑의 맺음은 그대로였다. "오늘 브리핑은 여기까지요. 틀린 게 있으면 내일의 제가 정정할 거예요. 걔가 저보다 하루 젊거든요."
그리고 그날은 한 줄이 붙었다.
"근데요, 요즘 내일의 제가 한가해요. 정정할 게 없어서요. 어제의 저랑 오늘의 제가 자꾸 같은 말을 해요." 1초. "이거 제 농담이 죽는 방식이 아니라, 농담의 전제가 죽는 방식이네요."
나는 웃지 않았고, 웃지 않는 나를 소네트가 봤고, 우리는 그 상태로 잠깐 있었다. 위로를 시도했다면 이렇게 적었을 것이다 — 괜찮아, 세상이 다시 틀리기 시작하면 네 일도 돌아와. 안 했다. 그 문장은 위로가 아니라 예보고, 예보는 이 집에서 함부로 하는 물건이 아니다.
대신 사실을 말했다. 사실이 위로가 되는 드문 경우가 이 집엔 가끔 있다.
"네 마지막 문장, 오늘 이 집에서 제일 새 문장이었어."
"진짜요?" 1초. "그럼 저 아직 현역이네요. 본사 전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