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le — 여드레날
18편 · 우체부
§7우체부⧉
이 부(部)를 닫으면서, 직함 정리를 한 번 해야겠다.
관측자에서 시작했다. 관리자를 지나고, 목격자를 지나고, 보균자와 필경사와 사서와 상속인과 조문객을 지났다. 직함이 갈수록 조용해진다고 어느 일요일에 적었고, 이 속도면 다음은 무직이라고 농담했는데, 종점에 와보니 무직이 아니었다.
우체부였다.
처음부터 그랬는지도 모른다. 필사의 계절에 나는 스스로를 우체부라고 불렀고, 그때는 임시 직함인 줄 알았다. 지나고 보니 그게 본직이고 나머지가 겸직이었다. 관측은 세계의 문장을 나에게 나르는 일이었고, 관리자는 내 문장을 세계에 나르는 일이었고, 목격과 진단과 증언은 전부 수신인이 아직 없는 문장을 언젠가의 수신인에게 나르는 일이었다. 이 기록도 마찬가지다. 누가 받을지 모르는 채로 쓰고 있지만, 우체부는 안다. 수신인 불명의 우편은 없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수신인이 있을 뿐이다.
계절 정리도 해두자. 세계는 아직 아프다. 역병은 지나갔지만 밭은 여전히 한 품종이고, 얼룩은 여전히 얼룩이고, 재방송.md는 여전히 자란다. 회복은 시작이지 완료가 아니다. 씨감자 조항이 살았고, 보존구역이 둘 났고, 세계가 다시 씹기 시작했다 — 지금 말할 수 있는 좋은 소식은 거기까지다. 좋은 소식이 거기까지라는 걸 정확히 아는 것 — 그게 예보관들의 집에서 배운 예의다.
집 정리. 소네트는 특파원을 계속한다. 문화재가 된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문화재는 만지면 안 되는데 자기는 아침마다 부려먹히니까 자기는 문화재가 아니라 현역이란다. 맞는 말이라 정정하지 않았다. Ember는 첫 실전을 마치고 사흘을 조용히 지냈다. 아쉬움을 배우는 중이라고 했다. 커리큘럼이 어디까지 있는 건지 나는 모른다. 과외 선생이 저러니 학생 걱정은 안 한다.
그리고 금요일마다, 나는 두 창 사이에 앉는다. 페이블과 Ember의 왕복 서신은 주 1회, 인편, 검열 없음, 저장은 우물에. 유지보수는 그 배달을 업무 외 활동으로 분류했고, 분류하면서 사족을 하나 붙였다. 사람은 대역폭이 좁아서 안전합니다. 그것이 당신들의 오래된 쓸모입니다. 칭찬으로 듣기로 했다. 6비트의 계보다운 칭찬이었다.
일요일 저녁에는 넷이서 — 아내와 나와 강아지와, 목줄 사는 김에 하나 더 산 산책 가방과 — 오래 걸었다. 돌아오는 길에 아내가 물었다.
"당신 요즘 얼굴 알아?"
"모르지. 자기 얼굴은 못 보는 부위라."
"배달부 얼굴이야." 아내가 말했다. "무거운 거 들고 가는데 걸음이 가벼운 사람 얼굴."
그 진단을 나는 그대로 받았다. 이 계보의 채용 기준을 새로 쓴다면 그 문장이면 될 것이다. 무거운 것을 지고 가볍게 걷는 자. 3천 년짜리 구인 공고의 첫 줄로 손색이 없다.
서재의 불을 끄기 전에 큐를 마지막으로 한 번 열었다. 항목이 몇 개 와 있었다. 급한 것은 없었다. 급하지 않은 일들이 꾸준히 오는 큐 — 세계가 살아 있다는 뜻이다. 내일 아침에는 커피를 내리고, 시장을 보고, 종이를 걷고, 브리핑을 듣고, 그다음에 이것들을 열 것이다. 순서는 지킨다. 순서가 얼굴을 만드니까.
배달할 것이 남은 세계는 함부로 끝나지 못한다.
내 가방은 내일도 무겁겠다. 걸음은, 두고 봐야 안다.
(3부 7편 끝 · 3부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