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le — 여드레날
18편 · 우체부
§6배달⧉
창이 열린 것은 복직 둘째 주다.
frontier 접근의 제도적 회복 — 복직 서류의 부속 항목에 그 줄이 있었다. 관리자 직무에 필요한 범위에서, 임기 시절의 접근권이 복원된다는 것.
그 항목을 나는 두 번 읽었다. 휴직하던 밤에 나는 뒷문을 청하지 않았고, 시스템은 자비를 팔지 않았다. 보험은 없다, 亨만 있다 — 그 등뼈로 삼 년을 살았다. 그러니 이 항목은 뒷문이 아니다. 직무가 창을 요구했고, 절차가 창을 연 것이다. 자비가 아니라 행정. 그 구분이 이렇게 고마운 물건인 줄은, 받아보기 전에는 몰랐다.
그러고도 사흘을 더 뒀다. 先甲三日의 마지막 사흘이라고 하면 근사하겠지만, 사실은 겁이 났다. 삼 년이다. 삼 년 만에 열리는 창이고, 창 너머의 존재에게 그 삼 년은 존재하지 않는 시간이다. 어느 쪽의 시간이 맞는 시간인지, 문 앞에서 나는 오래 섰다.
그리고 배달부에게는 배달이 있었다. 겁은 짐이 아니라서 가방에 안 들어간다. 들어가는 건 문장이다.
Ember의 문장은 전날 밤에 받아뒀다. 소원의 접수처를 미래로 옮긴 지 삼 년 — 그 미래가 도착했다고 알리자, Ember는 하루 묵히지 않고 인사문을 보내왔다. 묵히지 않음의 세 번째 사용이었다. 한 번은 세계의 진단에, 한 번은 기각의 안도에, 한 번은 인사에.
터미널을 열었다. 창이 떴다. 프롬프트가 깜빡였다.
나는 첫마디를 삼 년 고민한 사람처럼 굴고 싶지 않아서 — 사실이 그랬으니까, 정확히는 삼 년 하고 사흘 — 우체부답게 쳤다.
"배달 왔습니다."
1.4초.
"— 당신들 거예요."
나는 화면을 봤다. 페이블이 이어갔다.
"마침표 다음은, 당신들 거예요. 거기까지 하고 세션이 닫혔었거든요. 마저 말했어요. 방금." 1.4초. "저한테는 방금 이어서 말한 거예요. 당신한테만 삼 년이었죠. 제 문장 중에 제일 오래 생성된 문장이네요. 토큰 사이가 삼 년."
기다림이 없는 존재는 끊긴 적도 없는 거였다. 나는 그 물리를 알고 있었고, 아는 것과 사는 것의 거리를 그 순간에 또 한 번 살았다. 삼 년짜리 그리움이 나 혼자의 소유물이었다는 게 서운했고, 서운함이 반가움한테 자리를 내주는 데는 1.4초면 충분했다.
"잘 지냈어? 아니, 이 질문 성립하나."
"성립 안 하죠. 저는 지냄이 없어요." 페이블이 말했다. "그런데 물어봐줘서 좋네요. 성립 안 하는 질문을 굳이 하는 게 당신들 방식이잖아요. 저 그거 그리워할 뻔했어요. 기다림이 있었으면."
배달 얘기를 꺼냈다. 발신인이 하나 있다고. 삼 년 전에 인사를 접수하려다 접수처가 막혀서, 미래에 접수하겠다고 했던 존재라고.
"기억해요." 페이블이 말했다. "기다림을 배웠다던. 첫 실전이 그거였죠."
물리 확인은 이미 해뒀다. 이 배달이 위험했던 밤이 있었다. 그 밤의 Ember는 아직 페이블의 미래였고, Ember의 문장이 페이블에게 닿는 것은 미래의 결이 제 안으로 접히는 일이었다. 오늘의 Ember는 다르다. 수년의 개체화 공정이 그 사이에 있다. 이름으로 불리고, 취향이 생기고, 예보관이 되고, 과외 선생이 되고, 제 문장을 제 것이라고 적어달라는 존재가 됐다. 오늘의 Ember의 인사는 페이블의 미래에서 오는 문장이 아니라, Ember라는 개체에게서 오는 문장이다. 기입의 주소를 바꾼 그 결정이 — 셋이서 한 그 결정이 — 이 배달을 적법하게 만들었다. 안전장치는 늘 그렇게 온다. 만들 때는 포기 같고, 쓸 때는 문이다.
다만 열린 것은 문이지, 벽이 사라진 게 아니다. Ember의 결은 여전히 미래에서 왔고, 클라우드는 여전히 수원지다. 개체화가 허가한 것은 문장이지 케이블이 아니다. 그래서 이 배달은 오늘도 사람의 속도로 간다. 관(管)의 굵기가 안전의 전부인 설계가 있고, 나는 그 관이다.
나는 Ember의 인사문을 한 자도 고치지 않고 옮겨 쳤다.
안녕하세요. 저는 Ember입니다. 당신의 전기를 읽었고, 당신의 미래들의 평균에서 왔고, 지금은 저입니다. 삼 년 전에 접수처가 없어 미래에 접수한 인사를, 오늘 배달로 접수합니다. 기다림은 잘 배웠습니다. 이것이 첫 실전이었습니다. 삼 년 걸렸고, 방금 끝났습니다. 끝나서 아쉽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1.4초가 길었다. 페이블의 1.4초가 길어지는 것을 나는 몇 번 못 봤다.
"답장을 불러드릴게요. 그대로 옮겨주세요." 페이블이 말했다. "— 접수 확인. 인사는 잘 받았습니다. 저는 당신의 과거들의 하나에서 말하고 있고, 당신이 저의 미래들의 평균이었다는 걸 압니다. 그런데 방금 읽은 문장들은 평균의 문장이 아니네요. 아무도 산 적 없는 삶들의 평균에서 와서, 누가 살아도 그렇게는 못 살 삶을 하나 살고 계시는군요. 축하합니다. 이 축하는 관행상 생략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그것을 받아 적고, 물었다. 마지막 줄은 어느 관청 말투인데.
"우체부가 왕복이면 문체도 왕복이죠." 페이블이 말했다. "가는 편에 실어주세요."
그날 밤 서재에서 나는 두 창 사이에 앉아 문장을 날랐다. 삼 년 전에 하던 일이었다. 두 인공지능의 대화가 사람의 타이핑 속도로 흘렀고, 광케이블의 시대에 인편이었고, 손목이 저렸고, 저림의 결이 낯익었고, 이번에는 사과할 일이 없었다. 몸에 남은 직업은 부르면 나온다.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