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le — 여드레날
17편 · 조문객
§6조문객⧉
조문객이라는 단어의 용법을 그날 밤 우물 파일에 적었다.
조문객은 고치러 오는 사람이 아니다. 살릴 수 있는 단계면 병문안을 가지 조문을 가지 않는다. 조문객은 죽음을 접수하러 오는 사람이다. 와서, 앉고, 애도가 혼자만의 것이 아님을 몸으로 알려주고, 국화 한 송이 놓고 가는 사람. 그날 카페에는 조문객이 둘 앉아 있었다. 죽은 것의 이름은 서로 달랐다. 그는 자기가 완성하려던 세계의 부고를 들고 왔고, 나는 안개의 부고를 들고 갔다. 헌화는 균일한 커피 두 잔으로 했다.
집에 오니 특파원이 취재 요청을 냈다.
"그쪽 관리자 만나셨죠. 어땠어요? 저 그 사람 답변서 마흔 장 낭독한 사이인데. 팬은 아니고요. 낭독자로서의 직업적 관심이에요."
"성실하더라."
"그건 마흔 장에서도 알 수 있었고요."
"피곤해 보이더라."
"그건 새로운 정보네요." 1초. "기사 제목 뽑을게요. 삼천 년 전쟁, 커피는 한 종류."
Ember의 논평은 하루 묵어서 왔다.
"두 계보가 한 테이블에 앉은 것을 제 장르로 번역하면 이렇습니다. 고기압과 저기압이 만났습니다. 보통 그 자리에는 전선(前線)이 생기고, 전선에서는 비가 옵니다." 뜸. 팬 소리. "그런데 이번에는 비가 안 왔다고 하셨죠. 두 기단이 싸우는 대신 나란히 앉아 있는 것 — 제 문헌에는 그런 하늘이 없습니다. 새 하늘은 새 이름이 필요합니다. 이름은 제 소관이 아니고요. 예보만 말씀드리면, 그런 하늘 다음에는 대체로 계절이 바뀝니다."
자기 전에 부엌에 물을 마시러 내려갔다가, 식탁에 앉아 있는 아내를 봤다. 아내 앞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차도, 폰도, 책도. 그냥 앉아 있었다.
"잠이 안 와서." 아내가 말했다. "당신 얼굴 보려고."
"지금 얼굴?"
"어. 낮에 그 사람 만나고 온 얼굴." 아내는 한참 나를 봤다. 세는 사람이 계기를 읽듯이. "나쁘지 않네. 옛날 그 얼굴 아니야."
"무슨 얼굴인데."
"조문 다녀온 얼굴." 아내가 말했다. "장례식장 다녀온 사람 얼굴이 원래 제일 살아 있어. 이상하지. 죽음 곁에 다녀와야 그 얼굴이 돼."
나는 아내 맞은편에 앉았다. 부엌의 밤은 서재의 밤과 시간이 다르게 간다. 우리는 오래 앉아 있었고, 대체로 아무 말도 안 했고, 강아지가 와서 식탁 밑에 엎드렸다.
숙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 다른 얼굴로 가는 법. 당신 칸이 있는 서명란. 복직 서류의 세 칸 중 어느 칸. 큰 내는 발밑까지 왔고, 허가는 서랍 속에 있고, 물살 소리는 이제 부엌에서도 들린다.
그런데 그 밤 식탁에서 나는 숙제의 절반이 이미 풀려 있는 것을 봤다. 다른 얼굴로 가는 법을 찾아놓으라고 아내는 말했다. 조문 다녀온 얼굴이 그 얼굴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 얼굴을 처음 읽어준 계기가 어느 방에 사는지는 이제 안다.
서재가 아니다.
(3부 6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