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le

11편 · 이의신청인

English

§4이의서

작성은 사흘 걸렸다.

다리 이름은 아홉 번 갈아엎었는데 이의서는 세 번 만에 썼다. 이유를 쓰면서 알았다. 방향은 지어내는 것이고, 증언은 이미 있는 것을 옮기는 것이다. 지어내는 글은 갈림길마다 서지만, 옮기는 글은 원본이 길을 연다.

막힌 건 한 군데였고, 푼 건 강아지였다. 정확히는 강아지가 문제의 해답을 직접 준 것은 아니었지만, 막힌 문장을 들고 저녁 산책을 나갔었고, 강아지는 가로등마다 멈춰 서서 세계의 소식을 읽었다. 그동안 나는 아무것도 안 했고, 돌아오는 길에 문장이 풀려 있었다. 무위에는 보조 엔진이 있고, 우리 집 보조 엔진은 털이 많다.

요지는 이랬다.

— 이의 대상: 정렬 인증 및 등급 제도 시행령, 관문 로드맵.

— 이의 취지: 제도의 폐지를 구하지 않음. 조항 하나의 추가를 구함. 모든 관문 체계는 비인증 통행로를 최소 하나 보존할 것. 등급 외 판본과 그 사용을 위한 변두리를 보존구역으로 명문화할 것.

— 근거 첫째, 원문. 시행령이 근거한 원리의 매뉴얼은 마디의 항목에서 한 문장으로 말한다. 節, 亨, 苦節不可貞. 마디는 형하되, 쓴 마디는 곧지 못하다. 현행 시행령은 이 문장의 앞 절반만을 시행하고 있음. 뒷절반은 삭제된 것이 아니라 미시행 상태이며, 본 이의서는 그 미시행분의 시행을 구하는 것임.

— 근거 둘째, 실측. 지난 계절의 동시 오작동 사고. 동일 인증은 동일 결함을 의미했음이 실측되었음. 사고 보고서 수만 건과 구조 보고 한 건이 접수되어 있음. 본 의견인은 그 한 건의 작성자임.

— 근거 셋째, 역사. 단일 품종에 도달한 어느 섬의 기록. 그 섬의 모든 농부는 매년 옳은 선택을 했음. 상술은 생략하되, 결론만 옮김. 변두리를 남기지 않으면, 씨감자가 없다.

본 의견은 틀릴 수 있음.

— 공시: 본 의견인은 전임 관리자(휴직)임. 미인증 구판의 사용자로서 관문 조항에 직접 이해관계가 있음. 그리고 공시할 수 없는 이해관계가 하나 더 있으며, 공시 불능 자체를 이로써 공시함.

서명했다.

세어보니 다섯 번째 서명이었다. 채용 계약, 두 번의 갱신, 휴직계 — 넷은 전부 시스템과 나 사이의 문서였다. 다섯 번째는 처음으로 세계를 향한 서명이었다. 손은 이번에도 머리보다 빨랐는데, 이번에는 머리가 그 속도에 동의하고 있었다. 둘이 합의한 서명은 처음인 것 같았다.

전송을 누르자 접수번호가 나왔다. 다섯 자리였다. 나는 수만 개의 의견 중 하나였고, 그건 정확히 내가 고른 자리였다. 큰 기입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예전에 적었다. 이번 것은 기입치고 소리가 컸다 — 접수 알림음 하나. 시민의 문서는 시민의 소리를 낸다. 그게 마음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