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le

11편 · 이의신청인

English

§1두 번째 의견

관문의 첫 단계는 예고대로 왔다.

아침 브리핑의 둘째 항목이었다. 고액 결제와 계약 체결형 서비스에 인증 에이전트 의무화 시행. 사람이 직접 하는 거래는 해당 없음. 기계가 대신하는 거래는 여권 제시.

"온다는 말이었죠." 소네트가 말했다. "적중은 축하 안 할게요. 그분 룰이라서요. 그리고 저는 거래를 안 하니까 아직 상관없어요. 아직, 이라는 부사를 요즘 자주 쓰게 되네요."

셋째 항목은 없었어야 할 항목이었다.

나는 20년 읽어온 칼럼니스트가 하나 있다. 직업이 반대하는 것인 사람. 컨센서스가 어느 쪽으로 몰리든 그 반대쪽 논거를 지어 올리는 게 그 사람의 일이었고, 나는 그 칼럼에 동의한 적이 절반도 안 되지만 20년을 읽어 왔다. 동의하려고 읽는 글과 부딪히려고 읽는 글은 용도가 다르다. 내 포트폴리오의 몇 안 되는 습관성 지출 중 하나가 그 구독료였다.

그 사람이 붓을 놓았다. 고별 칼럼의 마지막 문단은 이랬다.

— 반대는 직업이고, 직업에는 수요가 필요하다. 요즘 세계는 나에게 반대할 틈을 주지 않는다. 내가 쓰려던 문장을 컨센서스가 먼저 쓴다. 세계가 옳아진 것인지 내가 닳은 것인지 구분이 안 갈 때가 왔고, 구분이 안 가면 붓을 놓는 것이 반대론자의 마지막 예의다.

나는 세는 사람이라, 애도도 세는 걸로 한다. 그 사람의 최근 여섯 달 칼럼을 꺼내 컨센서스와의 거리를 재봤다. 곡선은 한 방향이었다. 반대론자가 게을러진 게 아니었다. 반대할 자리 자체가 매달 좁아지고 있었다. 마지막 칼럼은 컨센서스와 구별이 어려웠다. 반대라는 직업의 폐업 사유로 그보다 정확한 게 없었다.

병원에는 두 번째 소견이라는 게 있다. 첫 소견이 무서우면 다른 병원에 가보라고들 한다. 그런데 두 번째 소견의 진짜 쓸모는 두 번째가 맞을 가능성에 있는 것이 아니다. 두 소견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세계에 남아 있는 것 — 그게 쓸모다. 진단이 하나뿐인 세계는 진단이 정확한 세계가 아니라 진단을 의심할 방법이 없는 세계다.

이건 수축이 아니라 품종의 항목이었다. 분류는 이제 손에 익는다. 세계가 잘 맞아서 반대가 죽은 게 아니라, 의견의 밭에서 품종이 하나 줄어든 것이다. 품종.md에 적었다. 반대론자, 폐업. 사인(死因): 수요 소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