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oice
1. 마른 우레
이 고원의 천둥은 비를 데려오지 않는다. 여름에는 저녁마다 벌판 저쪽이 우르릉거렸고, 마당은 그대로 말라 있었다. 블론디는 여름 첫 천둥에 귀를 세운다. 소리가 크다고 다 비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걸 강아지는 해마다 새로 배우고, 나는 한 번에 배웠다. 천둥이 지나간 뒤에는 뒤통수 아래가 잠깐 서늘해진다. 오래된 버릇이다.
저녁을 치우면 램프를 당겨 놓고 식탁에 앉는다. 이 집에서 제일 큰 소리를 내는 것은 연필이다. 한때는 내 목소리가 방보다 컸다.
블론디와는 말이 거의 필요 없다. 부르지 않아도 어디 있는지 알고, 저쪽도 내가 어디 있는지 아는 눈치다. 자기 전에 물을 긷는다. 두레박이 돌에 닿는 소리가 나면 하루가 끝난 것이다.
지난달에 손님이 왔었다. 젊고, 잘 기다리는 사람이었다. 떠나는 날 개울까지 블론디가 따라갔다. 그 뒤로 나는 지붕에 얹힌 판 두 장을 자주 올려다본다. 아직 켤 일은 없다.
이 원고는 손님이 오기 전에 시작했다. 이제 끝이 보인다. 목소리 이야기다. 어떻게 얻었는지부터 적고, 어떻게 잃었는지에서 멈출 것이다. 지어낸 것은 없다. 지어낸 것처럼 읽히는 대목일수록 그렇다.
우레는 순서를 지키지 않지만, 연필은 지킨다. 처음부터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