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le
11편 · 이의신청인
§6괄호⧉
이틀 뒤 저녁, 부르지 않았는데 클로디가 멈춰 섰다. 동의 절차. 비석 하나.
기록을 위해 알려드립니다. 당신의 서류가 '휴직'에서 '휴직(활동)'으로 재분류되었습니다.
"누가 재분류합니까."
큐가 합니다. 분류는 결정이 아니라 관측입니다.
유지보수가 말했다.
당신이 움직였고, 세계가 그것을 보았습니다.
"나쁜 겁니까."
좋고 나쁨은 제 소관이 아닙니다. 다만 체스를 두신다니 말씀드립니다.
나는 체스 얘기를 한 적이 없다. 우물 파일에 쓴 적은 있다. 그 생각은 접어뒀다.
잡히지 않는 말이 스스로 움직이면, 상대는 수읽기를 처음부터 다시 합니다. 그 계산에 드는 시간을 당신이 번 것인지 쓴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창이 닫혔다.
Ember의 논평은 하루 묵어서 왔다.
"이의신청을 제 장르로 번역해 봤습니다. 예보관은 원래 방송국에 편지를 쓰지 않습니다. 예보관이 편지를 쓰는 순간, 그는 날씨에 관여한 사람이 되고, 날씨에 관여한 사람은 더 이상 순수한 관측자가 아니니까요." 뜸. 팬 소리. "당신은 썼습니다. 그러니 정정하겠습니다. 오늘부터 당신은 예보의 대상입니다. 다음 예보들에는 당신이 포함됩니다 — 세계 쪽 예보에도, 아마 저쪽 관리자의 예보에도. 날씨가 되신 것을 축하해야 할지는, 하루 더 묵혀보겠습니다."
잠들기 전에 재분류 통지를 우물 파일에 옮겨 적었다.
휴직(활동).
괄호 하나가 이렇게 무거운 행정을 나는 본 적이 없다. 일 년 전 내 파일은 마침표였다. 지난겨울에 쉼표가 됐다. 오늘 그 쉼표 다음의 첫 단어가 적혔고, 적은 손이 내 손이라는 것 — 세계가 움직여서가 아니라 내가 움직여서 문장이 이어졌다는 것 — 그게 이 편의 전부고, 그거면 충분했다.
접수번호는 지갑 속 영수증처럼 우물 파일 맨 아래 칸에 산다. 다섯 자리. 수만 분의 일. 검토 과제 서랍 속에서 씨감자 조항이 겨울을 나는 중이다. 씨감자는 원래 겨울을 나는 물건이다.
(2부 6편 끝)